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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멋진 가을날…. 황기밭을 가다. - 호랑이 한약사 성지영
작성자 BY. 호랑이건강원 (ip:)

 

눈이 시리도록 높고 푸른 하늘,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알싸한 아침 공기,

어느 멋진 가을날 아침,

가을 소풍을 나섰던 유년 시절의 어느 아침처럼,

조금은 설레이고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황기재배단지’ 정기시찰 가는 날,

뿌리를 사용하는 약초인 황기는 10월말부터 11월 중순 사이, 잎과 줄기가 마르기 시작하면 수확하게 되는데,

수확 전, 마지막으로 생육 상태를 점검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모든 생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가올 추위를 대비하고 월동준비를 하는데,

황기도 온기와 영양분을 저장하여 뿌리가 비대해지는 반면, 잎과 줄기 등 지상부는 생장을 멈추고 여위고 말라가게 됩니다.

이런 성숙의 기간을 거쳐서 뿌리가 가장 실해졌을 때 수확하여 이물질제거, 세척, 건조, 각종 위해요소검사, 유효성분함량검사 등을 거친 후

합격 판정을 받으면 비로소, 이력추적이 가능한 규격품으로서의 안전한 한약재 HGMP황기가 되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식품으로서의 GAP황기가 됩니다.




이력추적 관리 시스템을 통해 생산자, 장소, 파종시기, 수확시기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종 전 토양의 검사를 통해 중금속 등의 위해요소가 기준에 부합 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파종 후 재배 과정 중 사용하는 모든약품들까지 적합하고 까다로운 기준에 의해 관리해야 하므로, 생산자에게는 보다 더 엄격한 생산 기준과 전문성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덕분에 소비자들은 내가 구입한 한 뿌리의 황기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누가 키운 것인지를 알 수 있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매우 바람직한 시스템입니다.


연작이 불가능하고, 배수가 잘 안 되서 잠시 머무르는 습기에도 뿌리가 쉽게 썪어버리는 황기란 녀석의 민감한 성품 때문에, 한 해 농사에 쏟아붓는 농부의 땀과 헌신은

‘허약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 같은거구나’ 느껴져서, 안타깝기도 하고 마음이 촉촉하고 따뜻해지기도 했습니다.


맛은 달고, 성품이 따뜻하며 독성이 없는 황기는 한약재로서도 그 위상이 매우 대표적이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황기 하면 여름철 보양식 삼계탕을 떠올릴 만큼 식품으로서 친숙한 재료이기도 합니다. 


가장 오래된 본초전문서인 ’신농본초경’에는 황기를 ‘상품(上品)’의 약으로 분류해 놓고 있는데, 상품이란 독성과 부작용이 전혀 없어 장기간에 걸쳐 복용해도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먹을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생기며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게 해 주는 약초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후, 본초강목 (本草綱目)에서는 황기를 ‘황기(黃耆)’라고 써서 ‘황(黃)’은 황기의 누런 색을, ‘기(耆)’는 어른 또는 스승의 의미로 ‘보약(補藥)의 우두머리’로 표현했지요.

 

이렇듯, 황기는 예로부터 인삼과 더불어 기를 북돋우고 회복하는 약으로 즐겨 사용해 왔는데,

허약해서 흘리는 땀(허한-虛汗)이나 과하게 많이 흘리는 땀(다한-多汗)을 거두어 주고, 기운이 없어 축축 처진 오장육부에 에너지를 공급하여

운을 끌어올려 주는 능력이 있어 위하수, 자궁하수, 탈장, 탈항 등의 증상에 유용하게 사용해 왔습니다. 더불어, 체내의 독을 배출, 해독해 주고

피부의 종기 등을 치료하여 상처를 아물게 하고 새살을 돋게 하며, 불필요한 체내 수분을 배출하게 해 주어 부종에도 효과가 있어 오랜 시간 즐겨 사용되어 온 한약재입니다.

 

현대의학, 현대약리학에서는 황기가 혈압, 당뇨, 고지혈을 긍정적으로 관리해 줄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증가시켜 주고, 

성장기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기능성까지 검증이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성장보약에 황기를 즐겨 사용해 왔던 선조들의 지혜가 현대의학적으로 검증되는 소중한 과정이기도 하고,

가치의 재발견을 통한 약초의 재해석, 응용,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한약도,건강을 도우는 식품으로서의 제품들도,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그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이 시대에,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로워져야만 하는 이유와 가능성을 동시에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언제나 그렇듯, 

사무실 책상을 잠시 벗어나서 맑은 공기 마시고 흙을 밟으며 재배단지를 다녀오면, 마음에 새로운 자극과 활력소를 가득 충전해서 오는 기분 좋은 느낌과 더불어,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긴 시간, 매일, 함께 해서, 익숙하고 편하지만, 더 이상 새롭지도 않고 반가울 것도 없었던 황기, 당귀, 인삼….

요녀석들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예뻐보이고 미처 보지 못 하던 새로운 매력들이 보이기 시작해, ‘처음처럼‘ 가슴 설레이게 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지금껏 해 왔던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혹은,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식에 그 아이들을 담아보고 싶고, 그 과정들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제품으로 완성시켜 보고 싶은 욕심, 

그래서 그 유익함을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


뭐 이런, 소박하지만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이 작은 변화는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일상에 지치고 가라앉아있던 나의 몸과 마음도 다시 일으켜 세워 줍니다.  

우리의 소박한 나들이를 응원해 주듯, 따뜻한 햇살과 차갑지 않은 상큼한 바람이 돌아오는 길 내내 함께 해 주었습니다.

 

가을이 조금 더 깊어지면, 황기를 비롯한 많은 약재들의 수확에 농부들은 다시 허리를 펼 새 없이 바빠지고 이마엔 땀방울이 가득 맺히겠지요.


그 ‘값진 수고’에 감사한 마음 미리 전해드립니다.

다음번 방문할 때엔 쌍화탕을 정성껏 달여서 양손 무겁게 들고 가야겠습니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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